별것 아닌 에피소드에서 시작된 생각
오랜만에 가족 외식을 했다.
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고 나왔는데, 길을 걷다가 문득 결제 금액이 우리가 먹은 것보다 적게 나왔다는 걸 알게 됐다.
잠깐 망설이다가 나는 다시 가게로 돌아갔다.
부모님은 “가게 실수인데 그냥 가도 되지 않겠냐”고 하셨고, 사장님도 웃으며 “그냥 갔어도 몰랐을 텐데”라고 하셨다.
그 말을 듣는 순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.
분명 잘못된 계산을 바로잡은 것뿐인데, 괜히 나 혼자 유난스럽고 융통성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.
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계속 그 생각이 맴돌았다.
‘내가 괜히 이상한 행동을 한 걸까?’
2. 나는 왜 계속 ‘미련한 선택’ 같다고 느꼈을까
곰곰이 생각해 보니, 내가 스스로를 의심했던 지점은 여기였다.
- 돈을 더 냈다면 당연히 돌려받았을 것이다.
- 하지만 덜 냈을 때는 “굳이?”라는 반응이 따라온다.
- 사회 분위기 역시 후자를 챙기면 영리하다고 여기지 않는다.
그 사이에서 나는 혼란을 느꼈다.
‘내가 너무 원칙에 집착하는 건 아닐까?’
‘괜히 쓸데없는 정의감을 부린 건 아닐까?’
사실 오늘 행동이 거창한 도덕성 때문은 아니었다.
그냥 찜찜했기 때문이다.
그 찜찜함을 안고 집에 가면, 밤에 누웠을 때 분명 생각났을 것이다.
그리고 그 불편한 감정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.
그런데도 나는 돌아오는 길 내내 스스로를 의심했다.
왜일까?
아마도 내 판단보다 타인의 반응을 더 신뢰하려는 습관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.
주변에서 “그냥 가도 되지”라고 말하면, 내 기준이 괜히 과한 것처럼 느껴진다.
결국 나는 계속 곱씹으면서 어디 이야기할 곳이 없어 LLM과의 몇 번의 대화 후 깨달았다.
내가 흔들린 이유는 행동 때문이 아니라,
내 선택을 내가 온전히 믿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걸.
3. 내가 지불한 것은 돈이 아니라 마음의 비용이었다
추가로 낸 금액은 사실 크지 않았다. (2만원 정도)
하지만 그 돈은 단순한 음식값이 아니라, 마음의 평온에 대한 비용이었다.
만약 그냥 넘어갔다면,
‘괜찮은 선택이었을까?’라는 질문이 계속 따라붙었을 것이다.
나는 결국 선택했다.
작은 이득 대신, 마음이 편한 밤을.
그 선택이 남들에게는 다소 고지식해 보일 수 있다.
하지만 나에게는 중요한 기준 하나를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.
4. 앞으로는 이렇게 생각하려 한다
이번 일을 통해 스스로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생겼다.
- 나는 내 기준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가?
- 남들의 반응이 달라질 때도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는가?
앞으로는 누군가의 기준과 내 기준이 충돌할 때,
‘내가 틀렸나?’부터 묻기보다
‘나는 왜 그렇게 생각했지?’를 먼저 묻고 싶다.
내가 충분히 고민해서 내린 선택이라면,
굳이 스스로를 미련하다고 몰아붙이지 않기로 했다.
세상은 때때로 적당히 타협하는 걸 현명함이라 부른다.
하지만 나는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솔직한 선택을 하고 싶다.
그 선택이 조금 유난스러워 보이더라도,
내가 납득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믿어보려 한다.
마무리
그날 나는 내지 않아도 될(?) 음식값을 조금 더 냈다.
대신 내 선택을 돌아보는 시간을 얻었다.
훗날 같은 생각을 반복할 나한테 얘기해주고 싶다.
혹시 요즘,
남들의 기준과 내 기준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가?
그럴 때 한 번쯤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.
“나는 나를 믿고 있는가?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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